미디어는 언제나 그렇듯 비교하고 싸움 붙이길 좋아한다. '비의 새끼들'과 '중고신인'이라는 각자의 스토리텔링으로 데뷔한 엠블랙과 비스트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컨셉으로 등장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주서게 됐다.

인터넷에 떠도는 두 그룹에 대한 평가 중 가장 흥미로왔던 댓글은 '비스트는 노래는 좋은데 외모가 고만고만하고, 엠블랙는 비주얼이 뛰어난 대신 노래가 별로다'라는 반응이었다. 내 소감도 비슷한데, 비스트는 킬러 비주얼이 없는 대신 트렌드를 정확히 간파한 데뷔곡이 한 몫을 할 것 같고, 흡사 소녀시대의 남자 버전과 같은 잘빠진 외모로 무장한 엠블랙은 대신 데뷔앨범에 너무 프로듀서의 느낌이 강해 비의 스타일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겐 흥미를 끌지 못할 듯하다. 요즘 애들 퍼포먼스야 공민지같은 충격적인 천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다들 평균 이상으로 우수하니, 결론적으로는 굳이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데뷔곡과 뮤직비디오를 감상했을 때의 평가였다. 뒤늦게 엠블랙과 비스트, 비스트와 엠블랙의 무대 몇 개를 챙겨본 소감은, 조금 잔인하게 평가하자면 둘 다 형편없었다. 잘하려는 욕심이 앞선 탓에 음정은 불안정하고, 표정엔 여유가 없었으며, 춤에 신경쓰느라 싸비까지 빼먹는 모습은 과거 태군의 MR 논란을 떠올릴 정도였다. 본인들의 무대를 본인들조차 장악하지 못한터라 아무리 애정을 갖고 바라본다고 해도 실망이 컸다. 정지훈 프로듀서조차 자식들의 데뷔전에 십점 만점에 오점을 주며 혹평했으니 말 다했다. 

물론 개개인을 따져보자면 약점보다는 재능이 더 많은 아이들이다. 지오는 타이키즈 때부터 눈여겨봤던 노래꾼이고, 현승은 빅뱅 합류 직전까지 갔었으며, AJ는 심지어 이미 데뷔를 한 번 거쳐본 경험자다. 가수 데뷔보다 어렵다는 연습생 시절을 이 악물고 버텨낸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겨우 데뷔무대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게 위험하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요즘은 관용의 너그러움을 발휘할만한 상황이 아니다. 얼마 전 f(x)의 데뷔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던 것처럼, 최근 몇몇 아이돌은 신인 가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데뷔 직후부터 노련한 감각을 뽐내며 '아이돌'이라는 분류에 깔린 부정적 어조를 몽땅 걷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의 수요와 공급 체계에서 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미안하지만 설익은 실수가 신인의 풋풋함이라는 명목으로 용서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됐다.



이들에게 이제 습기찬 지하 연습실에서가 아니라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그간 쌓아온 내공을 낱낱이 보여줄 날들이 펼쳐졌다. 빛나는 잠재성이야 연습생 때 회사에서 이미 발견해냈을 일이고, 이제 수면 위로 나온 이상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력으로 평가받는 때가 온 것이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은 아마추어 때나 하는 다짐이다. 열심히 안해도 충분할 재능을 타고 타거나, 그게 아니라면 무조건 잘해야 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이준이기광이라는, 유난히 눈에 띄는 아이들을 발견하고 조금 더 분발하라는 안타까움에 하는 얘기다. 그럭저럭 하는 보이그룹들은 엠블랙과 비스트가 아니어도 발에 채이도록 넘치는데, 이 두 그룹은 그 선에서 족할 수준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러니까 얘들아, 정신 바짝 차려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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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알돋음요

    | 2009/11/09 23:43 | PERMALINK | EDIT | REPLY |

    이준이랑 이기광이 따로 듀엣으로 나와야지 이거 영 각 팀에서 멤버들때문에 두 인재가 묻히네

  2. 웃겨

    | 2009/11/27 21:29 | PERMALINK | EDIT | REPLY |

    비스트 진짜 실력을 모르는구만 웃기다ㅋ

  3. ㅉㅉㅉ

    | 2009/11/28 16:17 | PERMALINK | EDIT | REPLY |

    솔직히 정말 동감 못 하겠다. f(x)에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ㅋㅋㅋ 비스트의 실력을 제대로 안다면 f(x)와 비교나 될지... 솔직히 루나는 좀 돋보인다고는 하나 f(x)는 전반적으로 너무 부르기 쉬운 음역대의 안정적인 노래만 하니 그렇게 보일 수 밖에... ㅉㅉㅉ 이런 공개적인 칼럼 쓸 정도의 자질이 되는지 의심스러운...

  4. 정말

    | 2009/12/27 13:13 | PERMALINK | EDIT | REPLY |

    f(x)에는 놀라고 비스트는 형편없다니...
    할말 잃게 만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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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우연히 멈춘 채널에선 꼬꼬마 박재범이가 모를 내고 있었다. 밥먹다 말고 일어나 월매댄스를 추던 어느 여름의 즐거운 시절은 부질없이 지나가고, 이제 그는 정성과 사랑에 빚을 갚는 자로 살겠다며 이코노미 클래스를 타고 시애틀에 돌아갔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의 모습에 목을 빼는 팬들의 마음은 요지부동이고 2PM에게 그다지 애정을 쏟지 않았던 나조차 재범이를 기다린다. 사과-탈퇴-도미-칩거라는 일련의 사건 밑바닥에 깔려있는 타의성과 부당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대중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다수가 개인을 얼마나 쉽게 훼손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한국인들에게 유난히 민감한 국적과 순혈주의, 애국심 논란으로 수렴된 것이 화근이었고, 항상 악플러의 명예훼손 및 사생활 침해를 비난해왔지만 그 때의 우리는 그 키보드 워리어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 나는 그 때 사람들의 머리에서 뿔을 보았다. 그들은 무례하고 비상식적이었으며, 무엇보다 눈과 귀가 멀어있어 그 어떤 이성적인 말도 통하지 않았다.



누구나 철없이 굴던 어린 시절이 있다. 맹목적 국수주의자가 아닌 다음에야 제 나라에 대한 불만도 다들 가지고 있다. 나조차 지금도 그 시절의 꼬꼬마가 가진 불만의 열 배쯤, 한국이 싫은 점을 입에 달고 다니니까. 말이 서툴고 친구가 없는 낯선 나라에 떨어진 어린 아이가 가졌던 생각은 오죽할까. 재범이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분명 그 때의 철없는 행동은 잘못이지만, 그럴 수 있었던 상황이었고,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렀고, 무엇보다 지금 많이 반성하고 있지 않은가. 내가 묻고싶은 건 그 때의 그 실수가, 그리고 진정성이 결여된 호사가들의 노골적인 비아냥이, 꿈을 위해 노력하던 한 젊은이의 모든 것이 빼앗을만한 문제냐는 거다.

영악할 정도로 영리한 사람인 JYP가 이십대 중반 이상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리더를 아무 생각없이 돌려보냈리는 없다. 다만 한 편의 쇼처럼 느껴지는 이 모든 에피소드가 부디 잘 짜여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예희 카투니스트의 애절한 문구처럼 외쳐본다. "재범아, 이모 바탕화면 아직 그대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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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답답한 사건이죠.

    | 2009/11/06 06:36 | PERMALINK | EDIT | REPLY |

    한국 첨와서 사람들이 냉정하게 대했다고 해요.
    연습시간도 엄격하게 정해놓고 중간에 물도 안주고 끝나도 남으라고하고요.
    미국에서 온 애가 그 방식이 이해가 안갈수밖에 없죠.
    말도 안통하니까요.
    화가 난 상태에서 친구랑 대화한겁니다.
    뭐가 철없고 잘못했단 말입니까? 누구나 그럴수있는일이죠. 애건 어른이건 친구한테는 순간적인 감정을 토로할수있는거잔하요.
    한국이란 회사사람들을 말하는거고 시스템이 안맞아서 불평한겁니다.
    그건 해석을 떠나서 한국비하글이 아니에요.
    마이페이스에 있는 다른글들을 보면 정말 속깊고 착해요.
    돈도 명예도 욕심없고 오직 가족을 위해 참는다고 했어요. 어째 그 많은 글중에 몇부분만 캡쳐하고 짜깁기한걸 기자님들은 덜렁 받아먹었을까요?
    대한민국 기자들은 낚시를 밥먹듯이 하는데 진실은 이미 묻혔어요.
    잘못은 기자님들이 하신듯하네요.
    내용이 확인되지않은 기사를 확대재생산 하신 기자님들도 자숙 시켜야 할듯해요.

  2. 그러게요

    | 2009/11/06 22:38 | PERMALINK | EDIT |

    전 이건 잘잘못을 따질 일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기사를 보고 처음엔 흥분했지만
    전문을 보니 도대체 내가 뭘 보고 흥분한건지조차
    잊어버리게 되더이다...
    한국비하라고도 말하기 뭐한 그냥 싫다라는글 두개정도에 나머지 모두 그냥 이곳에서의 생활과 앞으로 미래 가족을 보고싶은 마음 그 사이에 갈등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더군요..
    그 고민이 느껴지더란 말이죠... 그땐 이미 비하도 투정도 아닌..이런 고민과 선택으로 이자리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란말이죠....
    자기가 성공하는것이 곧 자기 주변사람들의 성공이라고 말하는것을 보고....
    참 마음이 좋지 않더군요..

  3. BlogIcon rachel_

    | 2009/11/08 17:05 | PERMALINK | EDIT |

    눈먼자들의도시죠.

  4. 릴리슈슈

    | 2009/11/13 11:26 | PERMALINK | EDIT | REPLY |

    사람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했을까..ㅠㅠ
    이사건 터지고 네티즌들이 애하나 잡아서 보냈네..딱하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가고나서 재범군에게 빠져버렸네요.. 에휴..
    더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재범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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